소문만 무성했던 애플페이 한국 진출 소식이 어제 공식화되었습니다. 국내 아이폰 유저들도 이제는 외출할 때 지갑 챙길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 들고 외출할 수 있게 되겠네요! 벌써부터 애플페이 가맹점이 어디인지 확인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우여곡절도 많았던 애플페이 한국 도입에 관한 내용, 왜 이제야 들어오게 됐는지 등 애플페이 한국 출시 관련한 모든 궁금한 사항에 대한 답변 아래에서 확인해 보세요.
국가별로 애플페이 호환되는 기기가 상이하다고 하니 꼭 한번 확인해 보시구요~
애플페이란?
애플페이는 애플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간편 결제 서비스입니다. 아이폰의 삼성페이인 셈이죠. 애플페이 이용 시 결제가능한 칩이 아이폰에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실물카드 없이 휴대폰만으로 결제 가능합니다.
애플페이는 NFC 기능을 이용해 아이폰에서 비접촉식으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NFC (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통신망)는 10cm 이내의 짧은 거리에서 무선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기술을 의미합니다. 칩이 내장된 스마트폰을 상점 리더기 근처에만 가져가면 서로 정보를 읽어 결제가 이뤄지는 기술인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애플페이 서비스는 결제에 필요한 NFC 단말기를 갖춘 영업점부터 적용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3월 중 현대카드와 제휴해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가 개시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애플페이가 국내 간편 결제 1위인 삼성페이를 위협할 수 있을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페이가 도입된 먼저 도입되었던 일본과 중국 사례를 들며, 한국에서 애플페이 도입이 아이폰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일본은 현금 결제 비중이 높고, 중국은 QR코드 결제 비중이 높아 2016년에 도입된 애플페이가 시장을 압도하지 못했었기 때문이죠.
실제로 삼성 갤럭시를 사용하며 삼성페이에 익숙하신 분들이 굳이 애플페이를 이유로 아이폰으로 갈아탈 것으로 생각되진 않네요. 아이폰이 쓰고 싶었지만 삼성페이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삼성 스마트폰을 썼던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요.
애플페이 한국 도입
그동안 애플페이에 공을 들여왔던 현대카드가 드디어 애플과의 계약에 성공하면서 한국에도 애플페이 도입이 가능해졌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가 나온 건 아니지만 업계에서는 당장 3월 초부터 사용 가능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대카드는 원래 애플페이와의 독점계약을 추진해 왔지만, 여신전문금융업법 등에 가로막해 성사되지 않았었습니다. 다만 최근 금융위원회가 애플페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NFC 단말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애플페이 국내 도입의 물꼬를 트게 됐습니다.
이번 애플페이 도입에는 현대카드가 배타적 사용권 포기하면서 타 카드사도 애플페이 연계가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국내 카드업계에서는 현실적으로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통한 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독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그간 현대카드가 애플과 진행해 온 협의를 바탕으로 결제 인프라를 미리 구축해 둔 반면 다른 카드사의 경우 이제부터 애플과 협의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은 한시라도 빨리 애플페이를 사용하고 싶을 것이므로 보유하고 있던 현대카드를 위주로 사용하거나 현대카드를 새로 만들 개연성이 큰 것이죠. 이렇게 되면 형식상으로는 독점이 아니라 할지라도 애플의 충성고객을 현대카드가 미리 확보함으로써 시장의 선제적 장악이 가능한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애플페이가 한국에 도입되면 신용카드 결제 다음으로 많이 사용하게 될 기능은 아마도 교통카드 기능일 텐데요. 특히 버스나 지하철 이용이 많은 수도권 사용자에게 더 중요해지는 기능일 것 같습니다. 애플페이가 도입되면 과연 교통카드로도 사용이 가능해질까요?
현재로서는 애플페이를 통해 대중교통 결제를 진행할 경우의 수수료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국내 카드사의 경우 이미 교통카드 사업에서 수익성을 얻지 못하고 있지만 고객 서비스의 개념으로 진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수수료 문제가 더욱 불거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애플페이와 호환되는 기기
애플페이가 지원되는 모델은 Face ID나 Toucn ID가 있는 아이폰 모델로 iOS 기준 10 이상인 경우입니다. 애플워치의 경우 시리즈 1 및 그 이후 모델로서 WatchOS 3 이상의 모델에 적용됩니다.
사용 국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 유념하시구요~
보다 상세한 내용은 애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애플페이 한국 출시가 미뤄진 이유
애플은 2015년부터 카드사들과의 물밑협상을 통해 애플페이의 한국 진출을 시도했었는데요. 애플페이 도입이 번번이 무산돼 ‘다음 달 페이’, ‘통일 후 페이’하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였습니다. 그간 카드사들이 선뜻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수수료 문제
카드사는 카드가 긁힐 때마다 발생하는 수수료가 주 수입원입니다. 현재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의 80%에 해당하는 영세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8% 정도입니다. 가령 내가 상점에서 1만 원을 결제하면 상점 주인 (가맹점)은 카드사에 수수료로 80원을 (0.8%) 내야 합니다. 하지만 다시 카드사는 카드결제 중개 서비스를 해주는 VAN사에게 건당 수수료 50원을 지불해야 하므로, 소비자가 1만 원을 결제하면 카드사가 얻는 순수익은 30원 (0.3%)가 됩니다.
여기에 더해 애플은 카드사에 추가 수수료를 요구했습니다. 현재 애플이 부과하는 애플페이 수수료는 국가별로 다른데 미국이 결제액의 0.15%, 중국 0.03%, 이스라엘은 0.05%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에 애플이 요구하는 수수료는 0.1~0.15%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결제액 대비 0.3%의 수수료 수익으로 운영되는 카드사가 애플 수수료까지 내고 나면 최종 0.15~0.2%의 수익만 가져가게 되면서 수익성은 크게 악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순수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니 카드사 입장에서 선뜻 나서서 애플페이 도입을 서두르기가 힘들었겠죠.
2. 단말기 보급
앞서 말씀드렸듯이 애플페이는 NFC 결제 방식을 이용합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프랜차이즈점 등을 제외하고는 국내 상점에 설치된 결제 단말기는 NFC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은 290만 개 정도인데 , 이 중 NFC 단말기를 갖춘 곳은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으니까요. 따라서 애플페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단말기를 교체하거나 신규로 설치해야 하는데, NFC 한 대당 설치비용이 20만 원 선으로 알려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따라서 수수료 비용, 단말기 비용 등을 고려하면 당장은 지출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애플페이 도입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개념보다는 울며 겨자 먹기 식의 도입이 될 우려가 높았었기 때문에 동안 국내 애플페이 도입이 미뤄져 왔던 것이죠. 이런 여러 난관을 거쳐 드디어 도입된 애플페이가 카드업계에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궁금합니다.